잊혀진 사람들, 그곳에 그들이 있었다.

서귀포시 남원읍 민원팀장 김정희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4년 12월 09일(월) 10:14
서귀포시 남원읍 민원팀장 김정희
[정보신문] 갑작스런 이상 기온 현상으로 예정된 오름 답사가 취소될까 걱정하며 아침에 눈을 떴다. 다행히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날씨는 좋았으나 감기 기운이 있어 약을 먹고 겨울 산 산행 복장으로 길을 나섰다.

이승이(이승악) 오름 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밤새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맑은 하늘이 필자를 반겨주고 있었고 마치 봄날과도 같았다. 참여한 어느 주민분은 밀감 따기 딱 좋은 날씨인데 과수원에 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지만 답사 오름 길에 보여준 놀랍고도 경이로운 풍경 덕분에 잠시 일상을 잊은 듯 보였다.

이번 남원읍 주민자치위원회의 “잊혀진 이웃 화전민, 그들의 발자취를 찾아서” 라는 답사는 주민자치활동 지원 예산으로 진행된 행사로서 오름 안에 있는 화전민터를 답사하고 관련 내용을 주민에게 전달하고자 기획되었다.

이승이 오름, 화전민 터는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지역에 위치하는데 잣담, 창고, 화장실, 숯가마, 깨진 식기 등 집터로 추정되는 흔적이 남아있어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돌담 경계가 온전하게 남아있는 터전이 화장실인지 창고인지 숯가마인지를 유추할 수 있어 더욱더 흥미로웠다.

가는 길 풍경이 압권인 “해그문이소”는 울창한 나무에 하천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데 밝은 대낮에도 해를 볼 수 없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하천에 고인 물과 졸졸 흐르는 물소리, 울창한 나무 사이로 살짝 보이는 파란 하늘, 물에 떨어진 나뭇잎은 신비롭고 아름다움 감동 그 자체였다.

또한, 억겁의 세월 동안 숲을 지키듯 우뚝 선 삼나무 둘레는 성인 팔을 뻗어 잡기 힘들 정도로 두꺼웠고, 하천 바위에 낀 이끼 또한 수만 번의 비바람을 견디어내고 있으니 새삼 위대한 자연의 힘에 경의를 표한다.

지금은 나무들로 울창한 산림이 되었지만, 당시 화전민들은 잡풀과 작은 나무들만 있었던 들판에 화전을 일구며 농사를 짓고 숯을 구워 팔아 생활했다고 한다. 큰돈을 벌기도 했지만 마을과 동떨어져 생활하는 삶은 힘들었을 것이다. 끝으로 이번 답사는 지금은 사라진 화전민 터를 찾아가는 코스 개발 목적으로 해설가와 지역주민,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답사를 하였다.

진정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그동안 트레킹 코스로 좋은 이승악 오름이 이번 “화전민 터” 답사로 그들의 고난했던 삶과 더불어 화전민에 대한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 서귀포시 천혜의 자연환경을 후대에도 영원히 누릴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오름 관리를 잘 해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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