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子居地 何陋之有(군자거지 하누지유)와 법정 스님의 無所有(무소유)

서귀포시 총무과 기록물통계팀장 현승민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5년 05월 13일(화) 10:18
서귀포시 총무과 기록물통계팀장 현승민
[정보신문]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늦봄과 초여름 사이의 계절이다. 참 책을 읽기가 좋은 때이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되어 공직자로서 신념과 가치관의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자 다시 논어를 읽게 되었다. 중학교 한문 시간에 큰소리로 읊었던 구절들이 새록새록 되새김질 되며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중에 우리 공직자가 알고 있어야 할 구절을 소개하고자 한다.

君子居地 何陋之有(군자거지 하누지유) 군자가 사는데 어찌 누추함이 있으리오. 공자가 궁벽한 곳에서 살려고 하는데, 누추한 곳에서 어떻게 살려고 하느냐고 제자들이 걱정하자 고민 없이 던진 대답이다. 이 구절은 선비들이 누추한 곳에 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선비 자신을 옹호하는 말로 인용되었다.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도 이를 실천한 관리가 있었다. 그는 바로 조선 세종 임금 대에 우의정을 지낸 하정 류관 선생이다. 그는 매우 검소하여 우의정이라는 높은 벼슬에도 불구하고, 오두막집 한 채를 겨우 구해 거주하였고, 더욱이 비만 오면 지붕이 새었는데, 류관은 우산을 받치고 책을 보았다 한다. 이를 걱정하는 집안 사람에게 오히려 그는 “우산이 없는 집은 비를 어떻게 피하겠나”라고 걱정까지 하였다 하니 공직자인 우리가 본받아 마땅하지 않은가 생각을하여 본다.

이에 더해 법정 스님이 남기고 가신 무소유의 참의미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궁색한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라고 하셨다. 살아가는 데 있어 최소한의 필요한 것들만 소유함을 뜻한다. 좀 더 간단히 말하면 가난한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선택한 가난, 공직자로서의 ‘청렴한 삶’을 말하는 것으로, 이것이 진정한 무소유의 의미가 아닐까 한다.

요즘처럼 풍족하고 편안한 삶을 우리에게는 어려운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공직자를 떠나 물질에 대해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음으로써 낭비를 줄이고, 검소한 삶을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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