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움직이는 공직자의 보이지 않는 손 ‘청렴’

서귀포시 감귤유통과 주무관 강태훈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5년 07월 30일(수) 12:53
서귀포시 감귤유통과 주무관 강태훈
[정보신문] 경제는 흔히 숫자의 세계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의 기대, 분위기, 신뢰 같은 비가시적 요소가 크게 영향을 준다. 나는 그 신뢰를 기반으로 ‘청렴’을 말하고자 한다. 청렴은 단순한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를 움직이는 구조적 변수로 작용한다.

경제의 작동은 예측 가능성에 기반한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하며, 투자자와 기업은 원칙 있는 정책과 공정한 제도를 신뢰한다. 여기서 공직자의 청렴은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준다. 정책이 일관되게 작동하고 예산이 목적에 맞게 집행되며, 제도가 이해관계가 아닌 원칙에 따라 설계된다는 확신, 바로 이것이 신뢰 자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가 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되면 무역비용은 11.97% 줄고 실질 GDP는 최대 8.36%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청렴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대로, 부패는 단순한 낭비를 넘어 시장 왜곡의 시작이다. 실력보다 관계, 혁신보다 청탁이 작동하는 구조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지고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된다. 결국 성장은 정체되고, 신뢰는 무너진다. OECD 또한 투명성이 높을수록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힌다. 이는 정부의 청렴도가 투자 유치의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청렴은 예산의 한계효용도 높인다. 같은 예산도 정직하게 집행될 때 자원이 정밀하게 배분되고 정책의 타당성과 실행력이 강화된다. 국민이 체감하는 만족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이는 단순한 낭비 방지를 넘어 공공정책의 효율성과 신뢰를 함께 끌어올리는 효과다.

부패는 종종 ‘개인의 일탈’로 축소되곤 하지만, 그 파장이 미치는 스펙트럼은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다. 잘못된 예산 집행과 정책 왜곡은 국민이 누릴 수 있었던 복지, 교육, 의료의 기회를 앗아가고, 이는 시장 불신과 세수 약화로 이어진다. 그래서 나는 청렴을 단지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신뢰를 구성하는 ‘경제 자산’의 핵심 축으로 본다

공직자는 단순히 행정을 집행하는 사람이 아니다. 공직자의 결정과 태도는 제도의 신뢰를 만들고, 그 신뢰 위에서 시장은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청렴은 조직이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문화가 아니다. 언제나 한 사람의 자발적인 실천과 결단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러한 결단들이 모일 때, 비로소 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형성되고, 그 신뢰가 시장의 질서를 보이지 않게 지탱하는 힘이 된다.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이 시장의 질서를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가?” 이 물음은 모든 공직자에게 주어진 시대적 책임이며, 우리가 지켜야 할 경제적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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