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동화작가들, 고려인마을 찾아 동화 제작 협의

홍종의·조경희 작가, 백승현 전문위원… 문빅토르 미술관서 동화책 구상
잊힌 역사를 아이들의 언어로, 세계와 소통하는 동화 준비

김금덕 기자 jbnews24@naver.com
2025년 08월 18일(월) 09:26
국내 유명 동화작가들이 지난 15일 광주고려인마을 찾아 동화 제작을 협의했다/ 사진=고려인마을 제공
[정보신문 = 김금덕 기자] 광복 80주년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8월, 광주 광산구 ‘역사마을 1번지’ 고려인마을에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국내를 대표하는 동화작가 홍종의, 조경희, 그리고 대동문화재단의 백승현 전문위원이 그들이다. 이번 방문은 고려인마을주민관광청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최창인 씨의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작가들은 먼저 광복절 기념행사로 펼쳐진 봉오동전투 재현극과 만세운동에 직접 참여했다. 태극기를 흔들며 외쳤던 함성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선열들의 숨결을 현재로 불러내는 순간이었다. 그 자리에서 작가들은 “이 이야기가 동화 속에 담긴다면 아이들의 마음에 꺼지지 않는 불씨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후 작가들은 세계적인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백을 만나 미술관을 함께 둘러봤다. 섬세한 붓질 속에 담긴 강제이주와 고난, 그리고 희망의 빛은 이들에게 또 다른 울림을 주었다. 문 화백의 작품 앞에서 이들은 긴 시간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이 그림들이 바로 고려인의 이야기이며, 우리가 써 내려갈 동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다짐이 조용히 오갔다.

홍종의 작가는 “동화는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글이 아니다. 동화는 어른의 마음도 어루만지고, 역사를 품은 영혼을 후세에 전하는 다리”라고 말했다. 40여 권의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집필해온 그는 이번 방문을 “작가 인생의 새로운 숙제”라고 표현했다.

조경희 작가는 직지심체요절을 소재로 『천년의 사랑 직지』를 썼던 경험을 떠올리며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켜내듯, 고려인의 피어린 역사를 동화로 기록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지역 문화유산의 세계화를 위해 활동 중인 백승현 전문위원은 “고려인마을은 단순한 이주 공동체가 아니라, 역사를 품은 살아 있는 교과서”라며 “문학과 예술이 결합한다면 그 울림은 더 넓은 세상에 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고려인마을을 찾은 홍종의 작가는 1962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199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이후 『초록말 벼리』, 『별사이다 한 병』, 『하늘음표』, 『똥바가지』 등 40여 권의 동화집을 비롯해 그림동화책 등을 펴내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조경희 작가는 1974년 전남 나주 출신으로, 2006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되며 문단에 나왔다. 이후 제15회 눈높이아동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우리 문화유산인 직지심체요절을 소재로 한 『천년의 사랑 직지』를 집필해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또한 이번 방문에 함께한 대동문화재단 백승현 전문위원은 광주지역 문화자산의 세계화와 기록유산 보존을 위해 활동하며 지역 문화예술의 가치를 확산시키고 있다.

고려인마을 관계자는 “동화작가들이 고려인 선조들의 삶을 동화로 풀어낸다면 어린 세대뿐 아니라 세계인들에게도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전했다.
김금덕 기자 jbnews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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