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5호기 신규 원자로헤드 교체 과정 중 제어봉구동장치 노즐에서 관통 결함 발생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수원의 용접 후 재가동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 김금덕 기자 jbnews24@naver.com |
2025년 08월 26일(화) 20: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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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헤드에서 원자로냉각재가 누설된다는 의미는 원자로압력경계가 밀봉되지 못한 것으로, 만에 하나 신규 원자로헤드 교체 후 실제 가동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면, 핵분열이 진행된 1차 냉각수가 원자로 바깥으로 새어나오는 두려운 사태를 직면했을 것이다.
원자로 헤드 제어봉구동장치란 핵발전소가 핵분열을 제어할 때 기능하는 장치로, 이번에 누설이 발생한 곳은 제어봉구동장치의 68번 노즐 오메가씰 쪽이다. 이번 붕산수 누설은 용접 부위가 아니라, 제어봉구동장치 노즐 제작 시 단조 등의 과정에서 모재(母材)의 기공(공기)을 제거하지 못해 발생한 가스핀홀(Gas Pinhole, 작은 공기 구멍)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자로헤드를 제작한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진행한 수압시험 과정에서는 이상이 없었지만, 한빛핵발전소에서 진행한 원자로냉각재 가압과정에서 가스핀홀들이 확장되어 모재가 관통되고 그 결과 내부 압력이 바깥으로 새어나와 붕산수가 누설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런 모재의 기공으로 인해 관통된 경우는 국내·외 첫 사례라고 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는 간담회 등을 통해 이 사안 초기에 제대로 된 조사를 요구했다고 하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직원들을 파견해 면밀한 조사와 검증을 진행했다고 한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영광·고창원자력안전협의회(이하 원안협)와 수차례 회의 및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최근 8월 21일(목) 진행된 고창원안협 회의에서 한수원은 68번 노즐 이외에 추가적인 결함이 없다고 판단되어 68번 결함부 정비(용접) 후 가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기술원 역시 전체 80여개의 노즐과 오메가씰 중, 오메가씰은 전량 조사했고, 관통결함이 발생한 68번과 동일 공정의 10개소 노즐을 비롯해 유사 공정의 노즐 중 일부(샘플링, 20개소), 접근이 가능한 최외곽 노즐 17개, 즉 총 47개의 노즐을 비파괴검사해서 특이사항이 없었다며, 용접 후 재가동을 용인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일 고창원안협 위원들은 ‘80여개 노즐 모두를 전수조사하지 않았다’, ‘부분, 부분의 조사 결과 특이사항이 없었다고 전체가 모두 이상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느냐’, ‘이미 원자로헤드 관통결함이 발생한 불량품이지 않느냐’, ‘앞서 회의에서도 밝혔지만, 땜방해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원자로헤드로 교체해야 한다’ 등을 거듭 주장하며, 전체 고창원안협 의견으로 ‘원자로헤드 교체를 요구’했다.
영광원안협은 지난 7월말 회의에서 이미 ‘원자로헤드 교체’를 요구한 바 있고, 최근 전날 급박하게 제안된 8월 19일(화) 임시 회의가 정족수 미달로, 회의 불성립을 선언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창원안협 회의 다음날인 8월 22일(금) 오전 9시경에 한수원은 68번 노즐 오메가씰 보수 공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지역사무소 역시 그 작업을 용인하며, ‘원자로헤드 교체를 요구’한 영광·고창원자력안전협의회에 보수 작업 입회 참관 안내문을 일방적으로 발송했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에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조차 핵발전소 안전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영광·고창을 비롯한 호남권 주민들로서는, 40년 수명에 걸맞게 사용해야 할 원자로헤드가 채 절반밖에 사용하지 못한 채 교체되는 상황에서, 그 새로운 원자로헤드조차 결국 불량품을 납품한 두산에너빌러티의 기술력을 과연 신뢰할 수 있겠는가? 납품받은 제품이 이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리콜(새 제품 납품)을 요구하지 않고, 전수조사도 하지 않거나 못한 채 땜방하여 사용하겠다고 하는 한수원은 납득할 수 있겠는가? 한수원은 산업부 장관이 된 두산에너빌리티가 두려운 것인가?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원자력 안전정보 공개 및 소통에 관한 법률’에 의해 해당 지역별로 원안협을 만들어놓고, 그 원안협의 기능으로 ‘원자력 사건·사고나 안전과 관련해 협의’토록 규정하고 있다. 과연 영광·고창 원안협에서 ‘원자로헤드 교체’를 직전까지 강력하게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곧바로 보수공사에 들어간다고 ‘문자 통보’하는 것이, ‘협의’인가? 해당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영광·고창 원안협에 그간의 검증 절차를 좀 더 이해시키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추가로 협의하면서 주민 수용성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은 할 수 없었던 것일까?
핵발전소를 주민들의 안전보다, 전력생산을 더 중시여기는 한수원에게 호남 지역의 안전을 더이상 맡길 수 없다. 한빛핵발전소는 현재 한빛1·2호기 수명연장 절차도 진행 중이다. 수명다한 노후 핵발전소를 최신기술기준도 적용않고, 중대사고 보완 대책도 없이 윤석열 정부의 핵진흥 정책에 힘입어 일방적으로 강행해왔다. 핵발전소 부지 내 임시저장시설을 만들어 고준위 핵폐기물을 보관하겠다는 절차도, 호남지역 주민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리는 호남지역 주민들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이런 일련의 사건을 묵과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러티에게 ‘한빛5호기 신규 원자로헤드를 땜방하여 사용하지 말 것’과 ‘불량한 원자로헤드를 교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더불어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안전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며, ‘원자로헤드 교체를 요구’하는 지역주민들의 명확한 요구를 무시하고, 한빛5호기 원자로헤드 용접 보수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 또 해당 지역주민들을 비롯해 호남권 주민들의 동의 없이, 한빛5호기 재가동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촉구한다.
김금덕 기자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