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모음재단, 제주 해안 건물 벽에 업사이클 아트로 공존의 메시지 전하다 서귀포시와 함께한 ‘함께 그리는 오션뷰, 해안변 환경 개선사업’ 일환 김금덕 기자 jbnews24@naver.com |
2025년 08월 28일(목) 13:46 |
![]() 대정읍 노을 해안도로 일대의 한 건물에 설치된 스트링 아트 작품. 채색된 밑그림은 시간이 흐르면서 옅어지지만, 폐그물로 표현된 돌고래 형상은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도록 설계돼 ‘생명의 소중함은 영원하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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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는 서귀포시와 함께 추진하는 ‘함께 그리는 오션뷰, 해안변 환경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해안 경관을 개선하고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보전의 의미를 알리며 지속가능한 관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형물이 설치된 대정읍 노을 해안도로 일대는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지다. 남방큰돌고래는 현재 제주 연안에 약 100~120마리만 남아 있어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있으며, 무분별한 관광선박 접근과 폐그물 등 해양쓰레기로 인한 위협이 지속되고 있다.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은 마을 미관을 개선하는 동시에 남방큰돌고래를 관람 대상이 아닌 보호해야 할 생명으로 바라보는 인식을 확산하고자 했다. 사업 취지에 공감한 지역 주민이 조형물 설치 공간을 제공하고, 제주대학교 융합디자인학과가 디자인 기획과 실행을 맡아 지역사회와 학계, 재단이 함께 만든 의미 있는 친환경 예술 작품이 탄생했다.
![]() 제주대학교 융합디자인학과 학생들과 오철훈 교수가 대정 앞바다에서 수거한 폐그물을 활용해 돌고래 형상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나라, 조유경, 박민서 학생, 오철훈 교수, 변선주, 양재혁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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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융합디자인학과 학생들은 작품 제작을 위해 지난 5월부터 관광객과 주민 대상으로 인터뷰 및 관찰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돌고래의 쉼터, 대정의 마음’이라는 핵심 메시지가 도출됐으며, 학생들은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 콘셉트를 구체화해 작품 제작에 반영했다.
작품은 페인트로 밑그림을 그린 뒤 대정 앞바다에서 수거한 폐그물을 활용해 돌고래 형상을 구현한 ‘스트링 아트’ 조형물이다. 단순한 선들이 어우러져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시각 효과를 만들어내며, 실제 돌고래가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방문객들이 마치 돌고래를 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채색된 밑그림은 시간이 흐르면서 옅어지지만, 폐그물로 표현된 돌고래 형상은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도록 설계해 ‘생명의 소중함은 영원하다’는 철학적 메시지도 담아냈다.
이니스프리 모음재단 이진호 이사장은 “설치된 오브제가 단순한 미관 개선을 넘어 해양 생태계 보전과 공존의 의미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부종해 과장은 “대정 앞바다를 남방큰돌고래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해양 관광의 모델 지역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대학교 융합디자인학과 오철훈 교수는 “이번 작품은 지역 주민들의 마음과 학생들의 노력이 모여 완성된 결과물”이라며 “이를 계기로 남방큰돌고래가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바다 환경이 조성되고, 지역사회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은 2015년 아모레퍼시픽그룹 이니스프리에서 제주의 가치 보전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법인이다. 아모레퍼시픽 그룹 창업주 고(故) 서성환 회장의 제주사랑 정신을 이어받아 오름 보전, 생태 복원, 마을 상생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제주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김금덕 기자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