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향엽 의원, [김건희 로봇개①] 바쉐론 시계는 김건희가 받고 로봇개 홍보는 중기부가 했다 시계 전달 전후 중기부 행사 두 차례 섭외...로봇개가 한덕수 ‘의전’ 김금덕 기자 jbnews24@naver.com |
2025년 09월 23일(화) 08:27 |
![]()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
서성빈 씨는 지난 8월 14일
서성빈 씨가 김건희 여사와 직접 통화하며 시계를 주문한 직후인 8월 중하순부터 경호처와 중기부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경호처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시험운용 중이던 고스트로보틱스社 로봇개를 임차하기 위해 계약서류를 준비하고, 8월 30일에 수의계약으로 임차용역을 발주한다는 내부보고를 올렸다. 중기부는 8월 31일 동행축제 전야제 행사와 9월 20~21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맞춰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한·미 스타트업 서밋’에 고스트로보틱스 로봇개를 섭외했다.
당초 8월 31일 광화문에서 열린 동행축제 전야제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봇개 ‘스팟’과 고스트로보틱스 로봇개 ‘비전60’이 함께 참가해 한덕수 국무총리 양쪽에서 경호하듯 무대로 안내하기로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행사 당일에는 고스트로보틱스 로봇개 4대만 참가했고, 그중 2대가 무대 위에서 한 총리를 의전했다.
전야제 행사는 KTV와 중기부 유튜브, 공영쇼핑 TV채널, 네이버TV에 생중계됐고, 아리랑TV 녹화방송으로 106개국에 송출됐다. 사회자는 한 총리가 축사를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기 전후로 ‘고스트로보틱스 로봇견 비전60’을 수차례 언급하며 단단히 홍보했다.
뒤이어 개막선언을 위해 무대에 오른 이영 당시 중기부 장관은 고스트로보틱스 로봇개를 소개하며 “공동기술개발을 한국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로봇개는 16분30초 동안 무대 위에서 카메라를 받으며 전 세계에 홍보됐다.
한·미 스타트업 서밋 섭외는 8월 25일을 전후해 이뤄졌다. 중기부 산하기관인 한국벤처투자 미국사무소 측에서 고스트로보틱스 미국 본사와 접촉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본사 공동설립자인 개빈 케닐리(Gavin Kenneally)는 9월 21일 ‘한·미 스타트업 우수사례’ 프로그램에서 “한국지사를 설립해 대통령실 경비로봇으로 공급했다”고 발표했다.
행사에는 구글, 오라클, AWS, 현대자동차, 네이버클라우드 등 한·미 대기업과 스타트업, 미국 벤처캐피탈과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등 100여 명이 참여했다. 사업 확장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중기부는 동행축제와 한·미 스타트업 서밋 행사에 고스트로보틱스를 섭외하라고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권향엽 의원은 “2022년 4월 한국에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가 설립되면서 영업 창구로 ㈜드론돔 서성빈 대표의 ‘영부인 인맥’이 필요했고, ‘대통령실 로봇개’라는 타이틀을 확보해 아시아 전역으로 판매를 확대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홍보가 절실한 시점에 대통령경호처와 중기부가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가 시계값으로 500만원만 주고 나머지 3000만원은 어머니 최은순 씨가 풀려나면 주겠다고 했다는데 아직 갚지 않은 걸로 보아, 사실상 중기부 홍보행사를 통해 3천만원 이상의 이름값을 만들어줬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며 “‘대가성 홍보’였던 셈”이라고 덧붙였다. 또 “2022년 11월 <한겨레>의 ‘수의계약 폭로’ 덕분에 바쉐론 시계가 ‘실패한 뇌물’로 끝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금덕 기자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