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온(溫)정가게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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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온(溫)정가게 시작합니다.

서귀포시 주민복지과 희망복지지원팀장 문정심

서귀포시 주민복지과 희망복지지원팀장 문정심
[정보신문] “쌀밥 다 퍼 준 할망, 누게라?”“물꾸럭 퍼 날른 하르방은 누겐디?” 제주를 배경으로 한 인기 드라마‘폭싹 속았수다’속 한 장면이다.

애순네 가족이 세 들어 사는 만물상을 운영하는 노부부의 티키타카가 정겹다. 형편이 어려워도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기 어려웠던 애순의 사정을 이 노부부는 미리 헤아린다.

그리고 매일 밤, 아무도 모르게 딱 세 명분의 쌀을 항아리에 채운다. 애순이 부담스러워할까 봐 깜깜한 밤 몰래 조심조심 쌀독을 채우는 장면에서는 따뜻한 웃음과 온정이 묻어난다.

이제, 만물상 노부부의 마음으로 서귀포시가 지역사회와 함께 온정을 실천하려 한다. 오는 5월부터‘서귀포 온(溫)정가게 사업’이 시작된다.

이 사업은 편의점, 식당, 반찬가게 등 위기가구가 접근하기 쉬운 곳을 ‘서귀포 온정가게’로 지정한 뒤, 가게에서 도움이 필요한 위기가구를 발견하면 생필품을 즉시 제공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서귀포시의 위기가구 제보 카카오톡 채널 ‘서귀포시 희망소도리’를 통해 위기 상황을 알릴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사회보장급여 및 돌봄서비스까지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체계로 운영된다.

지난 4월 18일,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지역 내 4개 종합사회복지관이 함께 협약을 맺으며 사업의 성공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서귀포시의 편의점과 식당 등 41개소가 온정가게 지정을 위해 준비 중이다. 사업비는 지역사회에서 모은 성금으로 운영된다.

쌀항아리에 쌀을 채웠던 노부부의 마음처럼, 온정이 모여 더욱 따뜻한 서귀포를 기대한다. “사름 혼자 못산다이. 고찌 글민 백리길도 십리 된다.” 만물상 할머니의 대사이자, 서귀포시 온정가게가 지향하는 가치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