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은 존중에서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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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존중은 존중에서 피어납니다

서귀포시 동홍동 주무관 김형빈

서귀포시 동홍동 주무관 김형빈
[정보신문] 최근 들어 교직원과 공무원 등 공공영역에서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일의 이면에는 과도한 악성 민원, 그리고 그로부터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는 어려운 현실이 있습니다. 공직 생활을 하고 있는 저로선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건강한 민원 문화와 공직사회의 존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일명 황금률(Golden Rule)이라 불리는 이 문장을 책에서 접하였는데 정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민원인 한 분 한 분의 사정을 내 가족, 내 이웃의 일처럼 공감하려 노력합니다. 그러나 민원도 ‘상호 존중’을 전제로 할 때 더욱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요즘 공직사회는 정상적 소통을 넘어 악성 민원과 인신공격, 반복적인 부당 요구 등이 늘어나면서 현장 공직자들이 감정적 소진과 무기력, 심지어 인격적 모멸감을 호소하곤 합니다.

행정의 본질은 민원인과 공직자가 함께 짐을 나누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공직자들은 민원인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하여, 비록 그 짐이 버거울지라도 묵묵히 자신의 짐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민원인이 황금률의 마음으로 공직자에게 존중과 배려의 태도를 행한다면은, 이 짐은 가벼워지게 될 것입니다.

건강한 민원 문화는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습니다. 단순히 악성 민원에 대한 ‘제도적 보호’만이 아닌, 주민과 공직자 상호 간에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내가 받고 싶은 대접만큼 남에게 베푸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상호 존중은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민원인과 공직자 모두가 서로의 처지와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할 때, 행정 현장은 단순한 민원 처리의 공간을 넘어 신뢰와 따뜻함이 오가는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황금률의 지혜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작은 실천을 이어갈 때, 더 건강한 행정과 더 성숙한 사회가 자연스럽게 피어날 것입니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