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도 ‘티끌모아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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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청렴도 ‘티끌모아 태산’

서귀포시 마을활력과 주무관 좌명준

서귀포시 마을활력과 주무관 좌명준
[정보신문] 처음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준비하던 시기가 생각이 난다. 시험에 합격하고 면접을 준비하며 ‘청렴’, ‘친절’, ‘공정’처럼 공무원에게 필요한 덕목들을 수도 없이 외웠지만, 그 때는 말 그대로 외울 뿐, 깊이 고민하지는 못했다. 당시 면접관께서 “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하셨을 때, 문득 시청이나 동사무소를 방문했을 때 입구마다 ‘청렴’이 적혀있던 것이 떠올라,

“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청렴이며, 청렴하지 않은 공무원은 국민의 봉사자 역할을 할 수 없고, 신뢰를 받을 수도 없습니다.”라고 답했던 기억이 있다. 어쩌면 형식적인 대답이었지만, 공직에 들어와보니 청렴은 정말 중요하지만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몸소 느끼고 있다.

공직에 있으면서 인허가 관련 업무를 맡은 적이 있다. 민원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민원인들께서 고마움의 표시로 음료나 간식을 건네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공직자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뿐입니다.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하며 거절하곤 했다. 아주 사소한 성의라 할지라도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결국 조직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준이 한 번 흔들리면 원점으로 돌리기는 정말 어렵다. 누가 지켜보지 않아도,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본인만의 기준을 지키는 태도가 결국 청렴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청렴이 단순히 금전이나 부정청탁을 거절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범위가 넓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업무를 처리할 때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개인의 이익이나 편의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 것도 청렴에 포함된다. 작은 일에도 원칙을 지키고, 주어진 업무에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청렴으로 이어진다.

요즘 들어 공직자에 대한 시민의 기대와 시선이 높아진 만큼, 무엇보다 청렴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청렴해야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고, 그래야 행정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렴이야말로 하루아침에 길러지기 어려운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어렵게 생각하기보다 반복되는 사소한 일상 속에서, 때로는 불편하더라도 나만의 기준을 지키다보면 어느새 ‘우리’가 바뀌어 있을 것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