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부동산 시장, 구조적 전환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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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부동산 시장, 구조적 전환의 시기

서귀포시 종합민원실 부동산관리팀장 오창민

서귀포시 종합민원실 부동산관리팀장 오창민
[정보신문] 최근 제주 부동산 시장은 뚜렷한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지가변동률은 –0.38%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토지가격이 하락했다.

토지거래량도 감소세를 보였다. 작년 하반기 대비 건축물 부속 토지를 포함한 전체 토지 거래는 16.3%, 순수 토지 거래는 16.5% 감소했다. 법원 경매 매각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제주지역 경매 건수는 1,707건으로 매각률은 26%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경매 건수가 2,365건으로 늘었지만 매각률은 17.8%에 그쳤다.

이 같은 제주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금리 상승, 인구 구조 변화, 관광 수요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0년 0.5% 수준에서 2023년 3.5% 수준까지 상승하며 부동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또한, 제주지역에 1인 가구 비중이 확대되면서 매매보다 임대 수요가 늘고, 중․대형보다 소형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미분양 장기화 문제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다.

관광 수요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 선택지 확대와 제주의 고물가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감소세로 전환되었으며, 이는 호텔형 숙박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타격을 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침체 현상을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제주 부동산 시장이 구조적 전환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제주 특유의 공간 가치와 연계한 관광의 다변화, 최신 경향을 반영한 세대 맞춤형 상품 개발 등이 시장 회복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또한, 부동산은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삶의 기반이 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요자 및 지역 특성을 고려해 주거, 환경, 일자리, 교통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공간 조성이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은 단기 순환과 장기 구조 변화가 교차하는 복합적인 구조다. 지금의 침체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다. 공급의 방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산업과 관광을 연계한 공간계획을 추진한다면 제주 부동산 시장은 단순 회복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