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끝 로트니스에서 배우는 제주 환경보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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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호주의 끝 로트니스에서 배우는 제주 환경보전의 길

제주시 환경관리과 김윤영

제주시 환경관리과 김윤영
[정보신문] 자연은 한 번 훼손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주 오래전인 2001년, 호주 서쪽 끝의 작은 섬 로트니스 아일랜드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곳은 인간의 편의를 위한 과도한 개발 없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고 섬 전체가 환경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 아래 관리되었고, 오염원이 될 자동차는 금지되었으며, 자전거와 도보가 주요 교통수단이었다.

인간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자연과의 균형을 고려한 시설이 조성되어 있었고, 철저한 관리 덕분에 야생동물과 식생이 온전히 보전되고 있었다. 나는 올해 제주에서 오름 보호 업무를 담당하며 다시 한번 그 섬이 기억났고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검색해 보았다.

2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완벽에 가깝게 환경을 보전하고 있었다. 로트니스 아일랜드의 환경보전 방식이 제주에 주는 시사점이 분명히 있다. 오름은 제주의 환경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자연유산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탐방로 개설과 관광객 증가로 인해 오름의 자연이 훼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보전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이용’을 고민해야 한다. 로트니스 아일랜드가 보여준 가장 큰 교훈은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관광객이 자연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환경보전 이용 시설’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었다.

제주의 오름도 탐방로를 최소화하고,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시설을 조성하며, 탐방객 수를 조절하는 등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관광을 유도하는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제주의 환경은 우리 것이지만, 동시에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이기도 하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길을 찾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