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질문에서 다시 깨닫는 청렴의 가치
검색 입력폼
 
시사칼럼

아이의 질문에서 다시 깨닫는 청렴의 가치

서귀포시 동부보건소 건강증진팀장 김효신

서귀포시 동부보건소 건강증진팀장 김효신
[정보신문] 얼마 전 저녁 식사 후 아이가 불쑥 물었다. “엄마, 약속을 안 지키면 어떻게 돼?” 순간 대답이 쉽지 않았다.

단순한 질문 같았지만, 그 속에는 삶의 중요한 가르침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약속은 믿음을 만드는 거야,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누군가가 너를 믿지 못하게 되겠지.”

내 대답에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나 또한 스스로에게 되물었다.‘나는 과연 내 자리에서 지켜야 할 약속을 충실히 지키고 있을까?’

나는 보건소에서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생애주기별 건강관리, 금연클리닉, 걷기 활성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약속’과 ‘신뢰’의 무게를 자주 느낀다.

청렴은 결국 그 약속을 지키는 힘에서 비롯된다. 작은 편의에 흔들리지 않고, 규정을 준수하며, 모든 주민에게 공정하게 다가가는 것.

청렴은 곧 약속이고, 그 약속이 신뢰가 되며, 신뢰가 모여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힘이 된다.

평소 좋아하는 소설 <어린 왕자>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해”

이 말은 단순히 관계의 책임을 넘어, 내가 맡은 일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뜻으로 다가온다. 책임은 신뢰를 낳고, 신뢰는 청렴의 다른 이름이다.

보건소에서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일하는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곧 청렴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청렴은 거창한 제도가 아니라 일상의 작은 선택에서 비롯된다. “이 정도쯤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함을 경계하고, 눈앞의 이익보다 원칙을 선택하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때로는 사소해 보이는 절차 하나를 지키는 일, 주민 한 분 한 분을 공정하게 대하는 태도가 결국 신뢰로 이어진다.

아이에게 약속을 지키는 엄마로, 주민에게 믿음을 주는 공직자로 살아가기 위해 오늘도 스스로 다짐을 해본다 제 양심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겠다고. 그것이 바로 청렴의 시작이자, 투명사회를 향한 첫걸음이라 확신한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