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淸貧)이 아니라 청렴(淸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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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청빈(淸貧)이 아니라 청렴(淸廉)

서귀포시 노인장애인과 노인복지팀장 현은정

서귀포시 노인장애인과 노인복지팀장 현은정
[정보신문] ‘탐관의 밑은 안반(安盤) 같고 염관의 밑은 송곳 같다’는 속담이 있다. 안반은 떡을 칠 때에 쓰는 두껍고 넓은 나무판을 말하는데 탐관은 엉덩이가 살이 쪄서 엉덩이가 떡을 치는 넓고 두꺼운 안반과 같고, 청렴한 관리는 엉덩이에 살이 빠져 송곳과 같다는 뜻으로 탐관은 재산을 모으고 청렴한 벼슬아치는 가난하게 지낸다는 말이다.

옛 우리 선조들은 관리와 선비들의 참모습으로 청빈(淸貧)한 삶을 강조해 왔다. 청빈은 성품이 깨끗하고 재물에 대한 욕심이 없어 가난함을 뜻하는 것으로 탐관오리처럼 재물에 욕심을 갖지 않고 물욕을 경계하며 강직한 지조로 잘못된 이득을 탐하지 않는 것으로 정신적인 행복 추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청빈한 삶을 살았던 이들이 지금도 청백리로 후세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이러한 청빈한 삶을 강조한다면 그 누구도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공무원의 필수적인 덕목으로 청렴을 꼽을 수 있지만, 요즘은 누구나 본인의 노력과 노동만큼 정당한 댓가를 받기를 바란다. 또한 재테크의 열풍으로 본인이 가진 것을 더 많은 재산으로 일구고자 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여 재산을 늘리는 재테크에 성공하여 재산을 일군 사람을 부러워하며 자신도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꿈을 꾸기도 한다.

현시대의 청렴한 삶이란 가난하고 허름하게 사는 청빈의 삶이 아니라 잘못된 이득으로 부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으며 남의 재산을 탐하지 않고 노력한 만큼의 정당한 댓가를 얻는 삶을 의미할 것이다. 부정한 방법을 쓰지 않는다면 누가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을 비난할 수 있을 것인가.

거짓과 속임수로 다른 사람의 것을 탐하지 않고, 공과 사를 분명히 하며 삶을 가꾸어 나간다면 가난하지는 않지만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청렴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