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에는 장애인 병원 동행사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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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서귀포에는 장애인 병원 동행사업이 있습니다

서귀포시 복지위생국장 강현수

서귀포시 복지위생국장 강현수
[정보신문] 우리는 세상에 태어날 때 부모를 선택할 수 없고, 나라도 피부 색깔도 선택할 수가 없다. 주어진 그대로 태어나고 살아가고 순서 없이 생을 마감한다. 장애를 선택해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쇼펜하우어 인생 수업 - 한 번뿐인 삶 이렇게 살아라.」라는 책에 보면 사람은 이미 가진 것이 있어도 새로운 무언가가 보이면 그것을 또다시 욕망한다고 했다.‘만약 저게 내 것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 함께하고 있는 존재에게 갑작스러운 싫증과 권태를 느끼기 시작한다고 말이다.

철학자는 영원히 끝없이 반복될 것만 같은 욕망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이 사라진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이라고 했다.

서귀포시는 올해 처음 주민 참여예산을 활용해서「장애인 병원 동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동지원 서비스는 오래전부터 하고 있지만 병원과 약국을 자주 가는 거동 불편 장애인에게는 병원 접수부터 진료실 이용, 약 처방, 귀가까지 곁에서 도와주는 동행 매니저가 너무나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병원 동행 매니저 15명을 선발해 교육 후 2개 수행기관에 배치했고, 사전 예약을 통해 3월부터 장애인 단체 차량 2대를 활용해서 무료로 동행 서비스를 운영했는데 지난 5개월간 350명 넘게 이용했다. 이용자와 가족의 반응이 거의 폭발적인데 12월이 되기도 전에 사업이 끝날 것 같아 이용 장애인들은 마음을 졸이고 있다.

올해 단기사업으로 끝내기에는 너무나 아쉬워서 내년 주민 참여예산사업 공모 신청을 또 했다. 서귀포시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장애인의 아픔도 어루만져 주는 아름다운 동행 사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기에 꼭 선정되었으면 좋겠다.

여러분! 살아가면서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이 불쑥불쑥 생길 때마다 철학자의 질문을 던져 봅시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건강한 신체가 사라진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

동행이란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라 같은 마음으로 가는 것이라는데 장애인 병원 동행 사업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시민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함께 응원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